한돈산업 위기 시 특급 소방수 역할
축산농민 대정부 농정 파트너 지원군
농민 중심 자조금 '지속 가능성' 가능
“스스로 ‘자’ 도울 ‘조’. 한돈 농가 스스로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이 한돈자조금이다. 한돈 농가 개인이 못하던 일을 자조금이라는 조직이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산업이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특급 소방수 역할을 자처해 왔다. 농가스스로 자조금 필요성에 공감하고 수많은 양돈 지도자들의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탄생의 역사를 반추해보면 자조금운영의 중심은 농민이 돼야 한다. 또한 자조금이 ‘축산물 소비촉진 등에 관한 법률’로 첫 단추를 꿴 만큼 탄생 취지에 맞도록 소비와 홍보에 매진해야 한다.”
정상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한돈자조금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특히 자조금의 소비촉진과 홍보사업은 한돈 산업이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WTO 체제 출범 이후, 국내 축산의 경쟁력과 자급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산 돼지를 프리미엄으로 인식하게 된 데에는 소비촉진과 홍보가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한돈자조금은 ‘밥상 위의 국가대표 우리돼지 한돈’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최근 편의점에 불고 있는 한돈 제품 흥행은 그간 자조금 활동으로 소비자에게 한돈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돼지 가격이 시시각각 변하는 등 소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 따른 외식 소비의 급감으로 자조금의 역할이 절실해지면서 자조금은 선제적인 돈가변동 대응에 나섰다. 이후 돈가 하락이 주춤하면서 평년 가격을 회복한 데 대해 그는 “시장의 모멘텀을 바꾸는 데 한돈자조금이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처럼 한돈 농가에 필요한 사업을 주체적으로 펼쳐 나가면 자조금 거출 동력도 생기고 한돈 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조금 법인화에 대한 우려에는 “자조금은 대정부·대국회에 축산업계가 어필할 수 있는 영향력을 높였고, 정부의 농정 파트너로 성장하는데 축산 농가와 단체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왔다”면서 “법인화로 인해 축산 단체의 자주성이 훼손된다면 안 될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자조금 사용과 관련해서는 “일부 농가들은 정부의 간섭이 매칭 펀드에서 촉발된다고 보고, 정부 예산 없이 독자적인 자조금 운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의 할 일(의법 감시 등보조적 역할)과 생산자가 할 일(자조금의 주체적 사용)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