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와 실버푸드
2018-01-22

 

작년 유엔이 정하는 고령사회에 접어듦으로서 관련 업계에서 실버푸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아워홈이 실버식으로 개발한 연화 육류와 떡 요리. 사진=아워홈 제공. (C)창업일보. 

 

(창업일보)박인옥 기자 = 우리나라는 지난해 유엔(UN)이 정의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00년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지 17년 만이다.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25만7288명이다. 전체 인구 5175만3820명의 14.02%다. 유엔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정의한다.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도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넓어지는 추세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지난해 11월 효소를 활용한 연화(蓮花) 기술을 활용해 고령자를 위한 견과류와 떡, 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아워홈은 특허 출원한 육류 연화 기술이 영양 손실은 최소화하는 동시에 고기와 떡 등을 부드럽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아워홈은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고령친화식품을 시험 생산 중이며, 내년 안에 소고기사태찜, 구이용 가래떡 등의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대그린푸드, 한돈농가 비영리 단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등도 연화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메뉴를 내놓는 등 노인 대상 건강전문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이미 1994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는 고령친화식품 관련 산업과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다. 일본에서는 고령자의 건강증진을 위해 저작상태(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상태)와 섭식상태를 고려하면서도 식품의 형태와 맛이 유지된 UDF(Universal Design Food)식이 판매되고 있다.

 

UDF식은 2000년대부터 등장한 개호식품(고령친화식품)이 그 시발점이다.

 

당시 일본의 개호식품들은 제조업체마다 규격과 표시가 통일되지 않아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후 2002년 4월 일본 개호식품협회가 설립됐고, 협회는 개호식품 보급과 자체규격의 개발 및 운용(인증마크를 붙이는 사업) 등을 진행했다.

 

아울러 협회는 고령자들이 먹는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개호식품이라는 이름 대신 UDF라는 이름도 붙였다.

 

이후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4년부터 개호식품에 관한 위원회를 구성해 스마일 케어(Smile-care) 제도를 시행했다.

 

일반 고령자의 건강증진과 산업 확대를 위해 국가가 나선 것이다. 스마일 케어 제도는 UDF가 병원, 기관에만 국한돼 있던 점을 극복하고, 고령자만 이용하는 시장을 넘어 판매대상, 판매장소 등도 확대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할인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도 식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고령친화식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을 예측해 정책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기존 UDF가 기능에 주로 중점을 뒀기 때문에 맛과 영양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이 제도의 등장 배경이기도 하다.

 

스마일 케어의 물성 기준은 UDF를 대체로 따르지만, 영양기준을 강화하고 페이스트·무스·젤리형으로 형태도 세분화했다.

 

국내의 경우 관련 산업 정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식품을 씹을 때 느껴지는 단단한 정도를 식품 포장지에 단계별로 표시하는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은 이달 제정됐다.

 

현행 고령친화산업 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은 노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급식 서비스로 제한돼 있기도 하다.

 

아워홈 관계자는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든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은 초기단계”라며 “농림축산부의 실버푸드 산업표준 마련 등 정부기관의 참여와 국내 식품기업들의 노력으로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들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아워홈도 지난해 개발한 물성조절 연화식을 바탕으로 노인복지시설, 요양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식자재 및 급식 사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나아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분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출처 : 창업일보 (2018.01.22) http://www.news33.net/news/articleView.html?idxno=19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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